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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생활/문학·책

도대체 왜...새들은 더 이상 울지 않는 걸까? 침묵의 봄

by 김조조♬ 2021. 8. 19.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동물들의 미스터리한 죽음

갑자기 미국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목격된다. 걷지고 서지도 못하고 바닥에 누워있는 한 마리의 새. 마치 마비된 듯 몸을 가누지 못하고 떨면서 죽어가는 모습은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또 한마리의 죽어가는 동물. 바로 죽음에 이른 얼룩다람쥐였다. 그는 몸은 웅크린 채 앞발로 가슴을 부여잡고 죽어가고 있었다. 마치 마비가 된 듯한 이상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동물들...

 

동물들을 죽인 살해범은 누구였을까?

 

이렇게 동물을 쉽게 죽일 수 있다면, 우리 인간까지도 생명이 위험하다!

 


 

 

봄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잠시 내려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여러분은 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것들이 떠오를까? 따스한 햇살, 선선한 바람, 들판에 핀 꽃들까지 다양한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미국인들에게 봄을 상징하는 것은 새들의 노랫소리라고 한다. 물새들이 지져귀는 노랫소리는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봄이와도 더는 들리지 않는 새들의 소리...그리고 이것이 울음소리로 바뀌더니 그 소리마저 사라졌다.

 

침묵의 봄은 이러한 이유를 찾기 위해, 실화를 바탕으로 지어진 책이다. 이 책에 의하면 유명한 과학지인 《사이언스》는 이런 발표를 했다고 한다. 최근 50년간 북미지역에서만 무려 32억 마리의 새의 개체 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환경 오염이다.

 

그렇다. 환경오염이 큰 틀에서의 문제였다. 특히, 대표적인 현상인 지구의 온난화는 식물들이 꽃피우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현상으로 인해 새와 같은 동물들의 서식지는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살충제까지 뿌려서 해충을 죽이자 먹이가 줄어들게 되고 동물들도 죽게된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키워드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살충제. 세상을 독살한 물질 살충제, 그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4가지 살충제

1. DDT

1939년 2차 세계대전 도중에 스위스 학자가 1874년 독일 화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이 것을 발견한 것이다. 전쟁포로, 군인 그리고 피난민들의 몸에 전염성이 강한 벌레들이 있었는데, 이것을 박멸하는 것을 보고 상용화했다. 하지만 미량의 DDT도 몸에 쉽게 축적되고 생물학적 증폭을 통해 갑상선이나 생식기 등까지 침투한다. 결과적으로 신경계 손상은 물론 백혈병이나 암으로도 발전 가능하다. 무서운 것은 잠복기가 길어서 사망 이후에나 원인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2. DDD

한 낚시터에는 각다귀라는 벌레가 많았다. 각다귀는 모기와 다르게 피를 빨지도 않고 성충되면 아무것도 안먹고 사는 무해한 곤충이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징그럽기 그지 없었고 이것을 박멸하기 위해 DDD를 살포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벌어진 논병아리의 죽음. 이에 DDD를 조사해보니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 호수의 DDD는 거의 검출안됨. 오염되지 않았다고 판단함
  • 호수에 사는 플랑크톤 농도 측정하니 5ppm
  • 플랑크톤을 잡아먹은 물거기를 보니 300ppm
  • 물고기 잡는 메기를 잡았더니 2500ppm
  • 메기를 잡는 논병아리에게 무려 16000ppm

자연에서 먹이사슬을 통한 폭발적인 축적에서 볼 수 있듯이, 살충제를 통하 해충 박멸이라는 확실하고 손쉬운 해결책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아무 설명이나 이해없이 살충제를 투여한 결과, 호수에서 식량과 식수를 공급받는 사람들을 위험으로 몰아가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3. 앤드린

베네수엘라로 이사간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마트에서 팔던 앤드린으로 바퀴벌레를 박멸을 하기 위해 바닥과 주요 장소에 앤드린을 뿌렸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 아이와 강아지는 대피시켰다. 시간이 흐르고 바닥에 남아있는 잔여물질을 모두 닦고 다음날에서야 아이와 강아지를 데리고 돌아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강아지의 구토증세 그리고 사망. 그날 밤에 아이가 토하기 시작하고 발작한다.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지만, 평범하고 건강했던 아이가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다. 이것이 앤드린 살충제가 가져온 비극이다. 이것은 독성 물질을 엄격하게 규제하지 않은 정부와 사회의 문제는 아닐까?

 

4. 알드린

살충제의 끝판왕은 알드린이다. DDT보다 100배나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미국에서 처음 관측된 왜콩 풍뎅이라는 곤충이 있다. 수입 묘목이 들어올 때 미국에 유입된 것인데, 유해한지 무해해한지 여부도 따지지도 않고 무차별로 살충제를 배포했다. 농약살포용 비행기들을 따라 새들은 죽어가고 경련과 발작을 일으켰다. 게다가 이렇게 살충제를 배포한 지역에는 새에 그치지 않고 아픈 개와 고양이 때문에 지역 병원에는 발디딜틈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알드린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한다. 이것은 1960년대 과학 만능주의 시대의 미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지구상에 독극물을 만드는 유일한 종

바로 인간이다. 우리는 전혀 쓸모없어 보이고 지저분하며 불쾌하다고 여기는 해충을 잡기 위해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그 본질은 독극물이다. 그러나 실제 모습과는 다르게 포장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모습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살충제를 쓰는 인간은 마치 로마시대의 체사르 보르자에게 초대된 손님과 같다. 이탈리아 지배를 위해 고군분투했던 보르자 가문. 보르자 가문은 손님을 초대해 놓고 독살해 죽이는 일이 다반사였다. 죽음을 앞두고 만찬을 즐기는 모습과 여기 도처에 맹독성 물질이 가득한데 그것도 모르고 지내는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이 무엇이 다를까?

 

살충제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는지도 모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전을 위해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적군을 죽이기 위한 독가스를 만들다가 곤충으로 실험하다보니 살충제는 곁가지로 떨어져 나온 발견이었다. 극명한 두 얼굴을 가지고 있었던 살충제.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사람을 해충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결국 인간의 무지로 인해 살상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본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게다가 살충제로 벌레가 죽지 않는다.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버린 벌레들. 오히려 해충의 개체 수의 증가했다. 1962년부터 매년 500여 종의 화학물일이 새롭게 등장해 사용되고 인간과 동물은 매년 여기에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저자인 레이첼 카슨은 그래도 이 암담한 현실 속에 돌파구로 '인간의 의지'를 이야기한다. 이 살충제라는 독극물은 인간의 손 안에 있다. 즉, 우리는 스스로 만들거나 만들지 않거나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잘 다루기만 한다면 이 문제는 잘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대안이 있었을까?

뉴욕주의 사례를 알아보자. 당시 뉴욕주에는 느릅나무가 말라죽는 현상이 있었다. 사유는 딱정벌레들이 나무를 갉아먹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뉴욕주는 직접적인 살충제를 하용하기 보다는 먼저 말라죽은 느릅나무를 베어 땔깜으로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 느릅나무에 있던 딱정벌레 유충이 죽었다. 살충제보다는 인력이나 과정이 더 오래걸렸지만, 꾸준히 실행한 결과 느릅나무가 말라죽는 발병율은 거의 0.2%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 외에도 천적을 이용한 자연방제 등이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며 또 다른 어떤 길이 열려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는 실험이 화학물질의 실질적 사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로 하는 곤충만 박멸할 수 있는 안전한 다른 물질의 발견으로 이어져야 한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원시적 생각이다. 우리가 현대라고 생각하는 과학적 발전에 자만하여 곤충을 겨누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그 총구는 지금 이 지구와 우리 인류를 향하고 있다. 이것은 정말로 크나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침묵의 봄은 태평양 저 너머에 멀리 떨어져있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어보고자 한다.

 

노래하던 새들은 갑작스럽게 사라졌고, 그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던 화려한 생기와 아름다움과 감흥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도 빨리 사라져버렸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과학적 자만심이 자리 잡을 여지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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